정찬명님이 트랙백하신 글, eshop블로그와 mepay님 블로그의 댓글들 잘 봤습니다. 우선 인터넷 쇼핑업계에서의 웹표준에 대한 공개적인 대화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굉장히 반갑네요. 그런데 아쉬움 점도 많이 느껴서 이 글을 쓰게 됐습니다.
우선 정찬명님 의견을 좀 무리해서 '쇼핑몰이라고 특별히 어렵진 않다. 넓게 보자.'라는 한 마디로 정리해봤습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eshop의 김정범님도 '쇼핑몰이 제일 어렵다!'라고 주장했다기 보다는 '고민하고 있지만 쉽지않음을 이해해달라'고 하신 것 같고요.
구성원의 이해관계가 중요하다
제 가 강조하고 싶은건 '이해관계'입니다. 제 지난 글에서도 '좀 작은 쇼핑몰' 세계의 이해관계를 살짝 드러냈었지요. '웹표준'을 받아들이는 데에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진 다른 업계의 잣대를 인터넷 쇼핑업계에 그대로 들이대면 안 됩니다.
웹표준계의 선두주자인 '블로그'. 블로그에서 웹표준이 빨리 받아들여진건 블로거 중에 웹표준에 관심이 있고 지지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또 때론 블로그를 만드는 사람이 곧 쓰는 사람이고, 쓰는 사람이 곧 읽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왜 블로거 중에 웹표준에 관심있는 사람이 많을까요? (얘기가 길어지겠죠? 제가 깊이있게 생각해 본 주제가 아니기도 하고...)
검색/포털 사이트들도 웹표준에 관심이 많아 보입니다. 대부분의 서비스가 익스플로러 아닌 브라우저에서 잘 동작하고요. 포털이 웹표준이나 이것에서 오는 상호운용성 증대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를 얼른 생각해봤어요. '착해보이려고' 그럴 수도 있고, 이걸로 얻는 이익이 분명해 보이기도 하네요. openapi와 매쉬업, 민감한 UCC 생산자들의 많음, 우수한 직원(개발자)확보 쉬워짐, 생산성 높아짐, 국내/외 경쟁사들의 전략 ... 한두가지 이유 때문이라기 보다는 여러가지를 고려했을 때 안 할 이유가 없어 보이네요.
쇼핑몰은 어떨까요?
개발자에겐 웹 표준기술을 지향할만한 동기가 충분해 보입니다. '옳은 일'이란 생각도 가질 수 있고요. 표준기술이 일반적으로 쓰이는 업계에서는 일자리를 옮기기도 쉬워집니다. 단지 여러 환경을 지원하기 위해서 작성되는 재미없는 코드에서 해방될 수 있죠.
개발조직에 개발자만 있는 건 아니지요. 관리자도 있고 그 윗 관리자도 있고 ... 큰 조직일수록 결정권을 나눠가진 분들이 많이 있을겁니다. 이 분들은 웹표준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쇼핑몰 운영자/오픈마켓 판매자들에게 웹표준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대다수에겐 지금 잘 되고 있는 것 - 디자인이나 구축해놓은 쇼핑몰 - 을 수정해야 한다는 부담일겁니다.
MD나 쇼핑몰 기획자는 어떨까요? '네? 그나저나 추석시즌에 진행할 기획전에 이런 기능이 필요한데요!' 쇼핑몰의 소비자는 어떻게 생각할까요? 웹표준이라는 '이데올로기'보다는 당장 '윈도우에서나 잘 되게 만들어라!'가 아닐까요?
제가 좀 무리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쇼핑몰이나 웹표준 같은 일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이해관계에 얽힌 사람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거에요.
이익이 되면 알아서 한다
문득 www.samsung.co.kr 에 방문해봤습니다. 첫 페이지와 아이디찾기, 회원가입까지 firefox에서 완벽하게 작동되네요. 상단의 버튼을 눌러 글로벌 사이트로 이동해봤습니다. 미쿡 스타일의 UI가 깨지거나 오류나는 것 없이 잘 작동하네요. 그리고 느린 인터넷low bandwidth 사용자를 위한 화면까지 준비해뒀더라고요.
아마 인터넷이 느린 지역에서 매킨토시를 쓰는 사람도 대형 평면TV를 꽤 많이 살 것이기 때문일겁니다. 오히려 인터넷을 잘 쓰지 않는 사람일수록 TV 보는 시간이 많을테니, 더더욱 신경쓰는게 좋을지도 모릅니다. 큰 TV는 돈 많은 아버지가 구매하고, AS요청은 인터넷 세대인 아들에게 시킬지도 모르지요.
한국의 쇼핑몰도 '웹표준'이 그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면 바로 반응을 할 겁니다. 아마 다른 어떤 업계보다 빨리 움직일지도 모르고요.
아마존 같은 곳은 왜 여러 브라우저에서 잘 작동할까요? 그들이 더 윤리적이고 합리적이기 때문에 그런 건 아니라고 봅니다. 그럴만한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입니다. (사용자의 환경이나 문화적 배경. 법적 규제 등)
특히 개발자에게 책임이 있다는 논리는 위험합니다. 누가 개발자에게 그런 의무를 지울 권리가 있나요? 직업에 대한 진지한 자세라던가 윤리의식도 중요한 문제입니다만 이 문제의 원인으로 삼을만하진 않아요. 아니면 세계적 기업의 독점구조를 깨야 한다는 의무를 쇼핑몰이 져야 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단지 '도덕성'이나 '당위성'만으로 말이에요.
공공부문이 먼저
변화의 시작은 정부/공공기관 그리고 공공성을 가진 여러 서비스가 우선이라고 생각을 해요. 몇몇 구성원의 양심에 기댈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제도가 기능하게 해야죠.
미국이나 영국에서도 장애인 차별 금지법과 같은 제도로 브라우저간 호환성을 확보하도록 강제한다고 알고 있어요. 한국에도 접근성에 대한 지침이 마련된 걸로 알고 있는데, 아직까지 강제성을 띄는 건 아닌 모양이에요.
쇼핑몰과 같은 민간부문에 제도만으로 강제하기는 어렵겠죠. 최근에 정부에서 진행한 몇 가지 사례가 있어요. 쇼핑몰에 대한 보안서버 구축 의무라던가 대체결제수단(에스크로, 보증보험) 의무화는 완전히 실패했어요. 주민등록번호 대체수단인 아이핀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공공부문이 변하면 영향이 클거에요. 거기에 영향을 받을거에요. 이를테면 엑티브엑스 방식이 아닌 방법으로 동작하는 결제모듈도 개발이 될테고요. 브라우저 환경에 영향받지 않는 기술에 대한 평가방법 같은 것도 생기겠죠.
마무리
기술적인 것들에 대한 대화로 매몰될까봐 중간중간 좀 단순논리를 들이대기는 했습니다만, 글 전체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개발자 개인의 노력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은 합니다. 다만 그걸 비난하거나 주원인으로 지적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사흘 연휴동안 찔끔찔끔 썼더니 글이 후지네요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정찬명님 의견을 좀 무리해서 '쇼핑몰이라고 특별히 어렵진 않다. 넓게 보자.'라는 한 마디로 정리해봤습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eshop의 김정범님도 '쇼핑몰이 제일 어렵다!'라고 주장했다기 보다는 '고민하고 있지만 쉽지않음을 이해해달라'고 하신 것 같고요.
구성원의 이해관계가 중요하다
제 가 강조하고 싶은건 '이해관계'입니다. 제 지난 글에서도 '좀 작은 쇼핑몰' 세계의 이해관계를 살짝 드러냈었지요. '웹표준'을 받아들이는 데에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진 다른 업계의 잣대를 인터넷 쇼핑업계에 그대로 들이대면 안 됩니다.
웹표준계의 선두주자인 '블로그'. 블로그에서 웹표준이 빨리 받아들여진건 블로거 중에 웹표준에 관심이 있고 지지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또 때론 블로그를 만드는 사람이 곧 쓰는 사람이고, 쓰는 사람이 곧 읽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왜 블로거 중에 웹표준에 관심있는 사람이 많을까요? (얘기가 길어지겠죠? 제가 깊이있게 생각해 본 주제가 아니기도 하고...)
검색/포털 사이트들도 웹표준에 관심이 많아 보입니다. 대부분의 서비스가 익스플로러 아닌 브라우저에서 잘 동작하고요. 포털이 웹표준이나 이것에서 오는 상호운용성 증대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를 얼른 생각해봤어요. '착해보이려고' 그럴 수도 있고, 이걸로 얻는 이익이 분명해 보이기도 하네요. openapi와 매쉬업, 민감한 UCC 생산자들의 많음, 우수한 직원(개발자)확보 쉬워짐, 생산성 높아짐, 국내/외 경쟁사들의 전략 ... 한두가지 이유 때문이라기 보다는 여러가지를 고려했을 때 안 할 이유가 없어 보이네요.
쇼핑몰은 어떨까요?
개발자에겐 웹 표준기술을 지향할만한 동기가 충분해 보입니다. '옳은 일'이란 생각도 가질 수 있고요. 표준기술이 일반적으로 쓰이는 업계에서는 일자리를 옮기기도 쉬워집니다. 단지 여러 환경을 지원하기 위해서 작성되는 재미없는 코드에서 해방될 수 있죠.
개발조직에 개발자만 있는 건 아니지요. 관리자도 있고 그 윗 관리자도 있고 ... 큰 조직일수록 결정권을 나눠가진 분들이 많이 있을겁니다. 이 분들은 웹표준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쇼핑몰 운영자/오픈마켓 판매자들에게 웹표준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대다수에겐 지금 잘 되고 있는 것 - 디자인이나 구축해놓은 쇼핑몰 - 을 수정해야 한다는 부담일겁니다.
MD나 쇼핑몰 기획자는 어떨까요? '네? 그나저나 추석시즌에 진행할 기획전에 이런 기능이 필요한데요!' 쇼핑몰의 소비자는 어떻게 생각할까요? 웹표준이라는 '이데올로기'보다는 당장 '윈도우에서나 잘 되게 만들어라!'가 아닐까요?
제가 좀 무리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쇼핑몰이나 웹표준 같은 일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이해관계에 얽힌 사람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거에요.
이익이 되면 알아서 한다
문득 www.samsung.co.kr 에 방문해봤습니다. 첫 페이지와 아이디찾기, 회원가입까지 firefox에서 완벽하게 작동되네요. 상단의 버튼을 눌러 글로벌 사이트로 이동해봤습니다. 미쿡 스타일의 UI가 깨지거나 오류나는 것 없이 잘 작동하네요. 그리고 느린 인터넷low bandwidth 사용자를 위한 화면까지 준비해뒀더라고요.
아마 인터넷이 느린 지역에서 매킨토시를 쓰는 사람도 대형 평면TV를 꽤 많이 살 것이기 때문일겁니다. 오히려 인터넷을 잘 쓰지 않는 사람일수록 TV 보는 시간이 많을테니, 더더욱 신경쓰는게 좋을지도 모릅니다. 큰 TV는 돈 많은 아버지가 구매하고, AS요청은 인터넷 세대인 아들에게 시킬지도 모르지요.
한국의 쇼핑몰도 '웹표준'이 그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면 바로 반응을 할 겁니다. 아마 다른 어떤 업계보다 빨리 움직일지도 모르고요.
아마존 같은 곳은 왜 여러 브라우저에서 잘 작동할까요? 그들이 더 윤리적이고 합리적이기 때문에 그런 건 아니라고 봅니다. 그럴만한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입니다. (사용자의 환경이나 문화적 배경. 법적 규제 등)
특히 개발자에게 책임이 있다는 논리는 위험합니다. 누가 개발자에게 그런 의무를 지울 권리가 있나요? 직업에 대한 진지한 자세라던가 윤리의식도 중요한 문제입니다만 이 문제의 원인으로 삼을만하진 않아요. 아니면 세계적 기업의 독점구조를 깨야 한다는 의무를 쇼핑몰이 져야 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단지 '도덕성'이나 '당위성'만으로 말이에요.
공공부문이 먼저
변화의 시작은 정부/공공기관 그리고 공공성을 가진 여러 서비스가 우선이라고 생각을 해요. 몇몇 구성원의 양심에 기댈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제도가 기능하게 해야죠.
미국이나 영국에서도 장애인 차별 금지법과 같은 제도로 브라우저간 호환성을 확보하도록 강제한다고 알고 있어요. 한국에도 접근성에 대한 지침이 마련된 걸로 알고 있는데, 아직까지 강제성을 띄는 건 아닌 모양이에요.
쇼핑몰과 같은 민간부문에 제도만으로 강제하기는 어렵겠죠. 최근에 정부에서 진행한 몇 가지 사례가 있어요. 쇼핑몰에 대한 보안서버 구축 의무라던가 대체결제수단(에스크로, 보증보험) 의무화는 완전히 실패했어요. 주민등록번호 대체수단인 아이핀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공공부문이 변하면 영향이 클거에요. 거기에 영향을 받을거에요. 이를테면 엑티브엑스 방식이 아닌 방법으로 동작하는 결제모듈도 개발이 될테고요. 브라우저 환경에 영향받지 않는 기술에 대한 평가방법 같은 것도 생기겠죠.
마무리
기술적인 것들에 대한 대화로 매몰될까봐 중간중간 좀 단순논리를 들이대기는 했습니다만, 글 전체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개발자 개인의 노력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은 합니다. 다만 그걸 비난하거나 주원인으로 지적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사흘 연휴동안 찔끔찔끔 썼더니 글이 후지네요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그래도 글만 봐서는 모르는 사람이 오해할 수도 있어서 첨언합니다. 크로스브라우징과 웹 표준은 다릅니다. Firefox에서 잘 보인다고 해서 웹 표준을 지킨 것은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형 포털들은 크로스브라우징에는 관심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웹 표준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블로그들의 경우 양쪽 모두에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크로스브라우징과 웹 표준은 목적과 수단의 관계입니다. 웹 표준을 지킬 경우 대부분의 접근성 문제가 해결됩니다. 단순히 크로스브라우징을 넘어,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접근성이나, GUI 환경이 지원되지 않는 곳에서의 텍스트 브라우저 지원, iPhone, Wii, NDS, PSP 등의 다양한 브라우저까지… 하지만 물론 각각의 브라우저 구현의 차이로 인해 어느 정도의 불일치가 존재합니다.
반대로 웹 표준을 지키지 않더라도 크로스브라우징은 충족할 수 있습니다. Google 메인 페이지나 Apple 홈페이지가 그러한 예입니다. 마크업은 엉망인데 어느 브라우저에서나 잘 보이고, 심지어 텍스트 브라우저에서도 어느 사이트보다 친절하게 렌더링됩니다. 그렇다면 골치아픈 웹 표준 안 지켜도 접근성만 높이면 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웹 표준은 “현재의” 브라우저 구현들로부터의 접근성을 위한 도구이기도 하지만, “미래의” 브라우저 구현들로부터의 접근성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웹 표준을 벗어난 트릭들이, 지금은 존재하지 않지만 앞으로 구현될 브라우저에서 제대로 동작하리라는 보장을 할 수 없죠. 하지만 웹 표준 기술은 미래의 브라우저에서도 그것이 구현되거나, 최소한 하위호환성을 제공할 것이라는 “보장”이 됩니다. 이 보장의 역할 또한 웹 표준의 중요한 기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글 쓰면서 내내 신경쓰인 부분인데 어디서 어디까지 설명해야 할지 정하는게 어렵네요ㅎㅎ '웹 표준'이 현재 뿐 아니라 미래에도 유의미한 방법이라는 점이 와닿네요.
웹표준을 지키지 않아서 미래에 하위호환성을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쇼핑몰HTML 코딩을 하는 일부 소규모웹에이젼시들에게 많이 있지요. 좀 다른 예이긴 하지만 이올라스 소송때문에 인라인으로 들어간 플래시오브젝트를 활성화 시켜야하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데 10만원씩 받고 이게 앉아서 돈벌기라고 좋아하던 사장도 있었고요.
그래도 요새는 개발자들이 웹표준을 지키는 것이 올바른 것이다 라는걸 많이들 깨닳고 있으니 다행이겠지요
오! 여러가지 '이해관계' 중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네! '잘 만드는 것'보다는 고객이 나에게 종속되도록 하는 전략. 브라우저 전쟁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고...